실크로드중앙아시아연구원 계명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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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실크로드 중앙아시아연구원>의 개원에 즈음하여

계명대학교는 설립 115주년을 맞아〈실크로드 중앙아시아연구원>의 문을 엽니다. 실크로드 중앙아시아 지역은 우리 한반도와 이미 기원전 2세기부터 교류를 해 온 곳이라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제라도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하게 되어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이곳은 오랜 세월 동안 그들 스스로 얼굴을 가리고 있어 신비롭게 여겨지기도 했고, 아시아의 오지(Innermost Asia)라 여겨 우리가 못 본 체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 지역의 문명은 다른 문명권 이상으로 번영을 누렸고 유럽의 르네상스와 계몽시대, 그리고 근대 유럽과 세계 문명의 실질적인 원동력이 되기도 했지만, 때로는 다른 문명권의 오해를 낳기도 하고 의도적인 왜곡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지역은 결코 서로 다른 문명을 단순히 이어주기만 한 통로가 아니었습니다. 문명 교류는 그것이 경유하는 지역에서 변용되고 가공되는 과정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 경유 지역을 제대로 밝혀 내지 않으면 문화전파의 실상을 올바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동안 세계문명이 단순히 이분법적으로 동서(東西)로만 구분되었다면, 무시되었던 이 경유 지역을 중간세계 (Middle Hemisphere)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중간세계의 이해는 세계 문명의 틀을 삼각구도로 재해석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이 삼각구도는 계명대학교가 구축해나가고 있는 학문적 정체성으로 더욱 구체화됩니다. 19세기 말에 전해진 서구적 가치가 그 첫 번째 축이라면, 동양의 역사와 정신을 바탕으로 세운 한국학이 두 번째 축입니다. 그리고 이 양대 축과 더불어 새롭게 시작되는 중간세계의 연구가 세 번째 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들은 우리학교 캠퍼스에 자리 잡고 있는 로마네스크 형 아담스 채플과 좌청룡 우백호의 기(氣)를 모은 한학촌에서 그 얼굴을 더욱 분명히 드러냅니다. 그리고 아직 형상화되지 않은 세 번째 얼굴을 우리는 교석(校石)인 청금석(靑金石, Lapis Lazuli)에서 찾고자 합니다. 그것이 머금고 있는 푸른빛 문명의 그림자는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로부터 한반도의 고대에 이르기까지 짙게 드리워져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는 〈실크로드 중앙아시아연구원)을 세우고 ‘우리가 얼굴을 가질 때까지’ 대장정에 나섭니다. 중간세계의 역사적 현장성, 그들의 일상적 삶의 구체적인 양상이나 흔적들, 그리고 그들의 정신세계를 지배했던 오랜 종교적 양태가 우리의 주된 연구 대상이 될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의 역사와 함께 엮어내고 있는 거대한 문명의 띠, 그리고 고려인들의 삶으로 대표되는 근대사적 맥락까지도 우리의 관심 분야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연구는 인류문명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해 나가는 통섭적 인문학이 될 것입니다. 그것은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현실에 대한 인식과 더불어 ‘新실크로드’ 를 다시 열 수 있는 튼튼한 기초를 놓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이러한 꿈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그리고 ‘문명 충돌’ 의 위험을 분명 ‘공존’ 의 길로 안내하여 인류 공영에 기여하는 데 모자람이 없도록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을 바라는 바입니다.


2014년 10월 30일
계명대학교총장  신 일 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