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바이잔은 코카서스의 남동쪽에 위치한 나라이다. 북쪽으로는 러시아 연방과 접해있고, 남쪽으로는 이란, 서쪽으로는 아르메니아, 북서쪽으로는 조지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서쪽의 흑해와 동쪽의 카스피해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이 지역을 묶어 코카서스라고 하는데, 지정학적으로는 아시아와 유럽의 관문이었으며, 실크로드 교역의 중심지였다. 더 나아가 인류문명사에서 유목문명과 농경 정착문명이 만나는 곳이기도 했다. 일찍이 페르시아 문명과 투르크 문명의 세례를 받은 그들은 몽골을 통해 문명의 외연을 크게 확대했다. 그야말로 다문화 다민족 다종교의 현장이라고 할 수 있다.
‘불의 나라’라는 신화적 이미지가 현실의 공간으로 모습을 드러내게 된 것은 아마도 아제르바이잔의 민족시인 배흐티야르 와합자데 (Bakhtiyar Vahabzadeh, 1926~2009)를 통해서 일 것이다. 그는 자신의 시를 통해 아제르바이잔의 근현대가 겪었던 가슴아픈 민족 수난사와 역사적 현실을 고스란히 노래하고 있다. 지정학적 위치와 석유자원으로 말미암아 그들은 강대국 러시아와 이란의 틈새에서 남북으로 두동강이 났다. 분단과 이산, 식민통치, 민족해방 등으로 점철되어 온아제르바이잔의 역사는 사실 ‘또 다른 한국’이나 다름 없다. 더 나아가, 그들의 역사는 인류가 나누어야 할 보편의 역사이기도 하다.
이 책은 계명대학교 실크로드연구원이 그 신화적 공간에 발을 내디딘 보고서이다. 『위대한 유산 페르시아』(2020), 『위대한 유산 아나톨리아』(2021), 『위대한 유산 우즈베키스탄』(2022)에 이어 ‘위대한 유산 시리즈’ 네 번째 책으로 펴내게 된 것이다. 지난한 작업이기는 했지만 이책들로 말미암아 실크로드가 대략의 윤곽이라도 드러낼 수 있으면 좋겠다.
문의: 계명대학교 실크로드연구원 053-580-899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