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은 비행기로 7~8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입니다. 그러나 이 거리는 1992년에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공식 수교가 이루어진 후에야 현실이 되었습니다. 그 이전에는 우즈베키스탄이라는 곳이 우리에게는 아득히 먼 곳이었습니다. 험준한 산악 고원을 넘고 죽음의 사막 지대를 건너야 겨우 다다를 수 있는 세상의 끝이었고, 우리의 옛 이야기에서는 가끔 ‘서천서역국’(西天西域國)으로 불려지는 신화적 공간의 일부였을 뿐이었습니다.
실제로 우즈베키스탄은 지난 2500년간 중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수많은 유목민들이 거쳐가며 흥망성쇠를 거듭했던 곳입니다. 따라서 그들의 역사를 단순히 영토를 중심으로, 혹은 특정 시대를 중심으로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정주민 중심의 역사관으로는 접근이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들은 선사시대부터 수많은 고고학적 흔적들을 남겼고, 동서를 연결시켰던 실크로드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단순히 장사꾼이 아니었습니다. 종교와 사상을 전하고 문화적 융합을 통해 인류 문명사에 커다란 획을 그었습니다. 더구나 그들의 역사를 통해 우리의 역사를 다른 시각으로 읽을 수 있게 했습니다.
이 책은 계명대학교 <실크로드 중앙아시아연구원>이 그 신화적 공간에 발을 내디딘 보고서입니다. 『위대한 유산 페르시아』(2020), 『위대한 유산 아나톨리아』(2021)에 이어 계명대학교 실크로드 중앙아시아연구원이 ‘위대한 유산 시리즈’ 세 번째 책으로 이 책을 펴내게 된 것입니다. 마침 이 책의 출판으로 우즈베키스탄과의 수교 30주년을 기념하게 되어 더욱 기쁩니다. 30년간의 교류는 어쩌면 지난 3000년간에 이루어졌던 교류보다 더 활발했는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그 어느 때 보다 많은 우즈베키스탄인들이 한국 땅을 찾아왔고, 그 어느 때 보다 많은 한국인들이 우즈베키스탄을 찾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도 양국 간에는 문명사적인 유대를 더욱 돈독히 하는 교류가 이루어지리라 믿습니다.
문의: 계명대학교 실크로드 중앙아시아연구원 053-580-8998 |
|